외국여행 이야기

바나위?, 바나우에? - BANAUE

MyYume 2012. 2. 23. 15:33

 

[포이탄 마을로 가다 만난 소녀]


마닐라에선 여유로웠다. 그 여유로운 이유가 특별히 할일이 없어서 였다는 사실이 정말 많이 아쉽다. '마닐라에 얼마나 볼것이 많은데,....' 내가 마닐라에서 빈둥거리며 몇일을 보냈다는 말에 어느 경험 많은 노인의 반응이다.

 

'팔라완', '보라카이', '세부',.... 정말 볼것 많고, 갈곳 많은 필리핀에서 내가 가고픈 곳은 루존 섬 북쪽에 위치한 '이푸가오족'의 다락 논이다.- 다락논, 다랭이 논, 계단식 논, rice terrace; 모두 같은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어떻게 표현하든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친 노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에, 야릇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 처음 부터 이푸가오족의 다락논은 반듯이 보리라 결심을 하고 필리핀에 왔기에, 게스트 하우스에서 다락논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 애를 썼다. 시기가....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북쪽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없었다. 물론 북쭉에서 온사람들도.... 

 

이푸가오족의 다락논은 루존섬의 북쪽인 바나위(BANAUE-필리피노들은 바나위라 발음했다)에 위치해 있다. 가이드북(론리 플래닛)에 마닐라에서 바나위까지 직행 버스에 대해 소개가 되있다(오토버스등 몇개). 그런데,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OHAYAME Trans'라는 버스를 소개해 주었다. 조금은 육체적인 괴로움은 있었지만, 그 버스로 바나위에 다녀왔다.

 

 









 

[트렉킹중 만난 아이들]


해발 1,200m에 위치해 있다는 바나위는 필리핀에서는 상당히 기온이 낮은 지역에 속한다고 했다. 다락논을 걷다 만난 필리피노는 기온이 낮아서 바나위에서는 1년에 1번 벼를 수확한다고 했다. 시기가 1월말 이기 때문이어서 겠지만, 그늘진 곳을 지날 때는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닐라와 많이 다른 느낌의 이 바나위에선 정말 많은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Hi! Where are you going? What's your name?' 만나는 아이들의 입이서는 자연스럽게, 이 세가지 표현이 흘러 나왔다. 'I'm going to view point.' 처음에 이렇게 대답을 했다. 이상하게 나를 쳐다보는 아이들의 표정으로, 그 애들이 아무런 의미도 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외국인을 만났으면....'

 

낡고 지저분 한 옷을 입은 아이들은 정말 귀엽고, 순수하고, 그리고 너무 너무 행복해 보였다.

 





 





 





 





 

[바나위의 다락논의 풍경]


그들은 이곳을 세계의 8번째 불가사의라 했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지만, 얼마난 고단한 노력이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마닐라에서 버스로 9시간이 조금 더 거렸다. 그것도 밤 버스를 타고. 대단한 것을 보았다는 생각은 않는다. 하지만, 바나위의 사람들은 정말 친절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19시간 정도의 고된 버스여행의 보답이 되겠지. 바나위-황금색으로 다락논이 변할때쯤 또 한번의 고된 버스 여행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