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이야기
만남, 그리고 단절
MyYume
2013. 2. 5. 17:07
[2012년 8월 백두산 장백폭포에서 - 초상권있습니다.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사진의 아이는 백두산을 가는길에 만났다. 엄마와 함께 백두산 유람을 온 조선족 아이다.
백두산을 가는 여행을 신청 하러 숙소에서 멀지 않은 호텔에 있는 여행사에 들렀다. 그곳에서 아이와 함께 여행을 온 아주머니를 만났다. 같은 목적지여서, 말이 통해서, 함께하면 많이 든든할 것 같았다. 아이의 이름은 잊었고, 아이 엄마의 이름은 리영이라 했다. 한국으로 나와 일을 하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았다.
내옆에 아이 엄마가, 뒷자리엔 아이가 앉았다. 표현하진 않았지만, 나 스스로가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버스가 백두산으로 가는 동안 아이 엄마가 길림 조선족 신문을 보여 주었다. 그곳에 그녀가 쓴 두편의 시가 있었다. 지금 그 자세한 자구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정확하게 전할 수 있는지를 알았다.
하루동안 특별하게 친하질 만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여행에서 흔이 만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도 가끔 저 아이가 기억난다. 아마도 내가 버스를 내릴때쯤 자신의 아이의 이름을 몇번 반복해 알려주던 아주머니의 마음에서 진실함을 느꼈기 때문인듯 하다.
아이에게 전화 번호와 메일 주소를 적어 주었다. 사진을 보내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에게 서도 아이 엄마에게서도 연락은 없었다.
항상 내 마음엔 만남을 인연으로 만들지 못하는 무능함에 대한 아쉼이 남는다.